CPA는 매일 내려갔는데, 통장은 그대로였습니다
CPA 낮추기만큼 조직에서 합의가 쉬운 목표는 드뭅니다. 비용을 줄이자는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해외 마케팅 분석가 한 명이 기록한 프로젝트에도 그 합의가 있었고, 그 팀의 아침 의례는 한 문장이었습니다. "오늘 CPA 얼마야?"
답은 매일 또박또박 올라왔습니다. 메타 32달러, 구글애즈 48달러, 빙 55달러. 가장 싼 채널이 누군지 한눈에 보이는 표였지요.
그래서 팀은 당연한 일을 했습니다. 싼 쪽에 예산을 몰고, 비싼 쪽을 줄였습니다. 숫자는 내려갔습니다. 통장은 그대로였습니다.
나중에 CRM을 열어 리드를 한 건씩 대조해 보고서야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가장 싼 채널에서 들어온 리드 가운데 80%가 영업이 쓸 수 없는 리드였거든요. 그 기록의 마지막 문장이 이렇습니다. 돈을 아낀 게 아니라, 매출을 죽여서 아낀 겁니다.
이 글에는 CPA 공식에 왜 품질이 안 들어가는지, 매일 CPA를 묻는 조직에서 어떤 일이 생기는지, 이 목표가 입찰과 소재 판단을 어디로 끌고 가는지, 그리고 CPA 대신 무엇을 어떤 순서로 계산해야 하는지를 담았습니다.
CPA 낮추기가 매출을 깎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CPA는 광고비를 전환 건수로 나눈 값입니다. 단순한 나눗셈이지요. 그런데 이 식을 가만히 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분모가 '건수'입니다.
건수에는 품질이 적히지 않습니다. 10만 원을 쓰고 전환 10건이면 CPA는 1만 원인데, 그 10건이 다음 달에 결제로 이어진 10건인지 전화번호 칸에 장난으로 1을 열 번 적은 10건인지 식은 구분하지 못합니다. 두 경우의 CPA는 완전히 같습니다.
그래서 계정은 어느 쪽으로 기울까요. 값싼 전환을 늘리는 쪽입니다. CPA를 낮추는 가장 빠른 길이 거기 있거든요. 자료를 무료로 풀고, 폼 칸을 줄이고, 의도가 옅은 검색어까지 받아내면 분모는 금방 커집니다. 분모가 커지면 CPA는 내려가고, 보고서는 좋아집니다.
메뉴판 값만 보고 식당을 고르는 일과 같습니다. 어느 집이 가장 싼지는 메뉴판에 적혀 있지만, 그 집에서 배가 부를지는 적혀 있지 않지요. 계산서는 싸게 나오고 저녁은 다시 먹어야 하는 상황, 그게 CPA만 보는 계정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CPA 공식에는 전환의 품질이 들어갈 칸이 없습니다. 그래서 CPA 낮추기는 좋은 전환을 늘려서도 달성되고, 값싼 전환을 늘려서도 똑같이 달성됩니다. 보고서에서 두 길은 구분되지 않고, 구분되지 않는 목표는 대개 쉬운 쪽으로 갑니다.
같은 기록에 숫자 두 개가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한쪽은 CPA 50달러에 2,000달러를 가져오는 고객이고, 다른 쪽은 CPA 30달러에 50달러짜리 일회성 주문입니다. CPA 표만 보면 30달러 쪽이 우등생입니다.
매일 CPA를 묻는 조직에서는 무슨 일이 생기나요
질문은 생각보다 힘이 셉니다. 매일 같은 숫자를 묻는 조직에서는 그 숫자가 곧 성적표가 되고, 성적표에 적히는 숫자만 관리됩니다. 아침마다 CPA를 물으면 팀은 CPA를 낮추는 데 아주 능숙해집니다. 능숙해지는 방향이 문제인 것이지요.
(솔직히 저도 이 질문을 받으면 숫자부터 찾습니다. 한 줄로 답할 수 있게 생긴 질문이라 그렇습니다.)
그 능숙함이 계정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앞의 기록은 네 가지로 적어두었습니다.
넷 다 성실한 사람들이 성실하게 내리는 결정입니다. 보이는 숫자 안에서는 전부 맞는 판단이고요. 그래서 이 문제는 담당자의 실력 문제가 아니라 질문의 문제입니다. 질문을 바꾸지 않으면 같은 결정이 매달 반복됩니다.
CPA가 낮은 채널이 가장 나쁜 채널일 수 있고, 비싸 보이는 채널이 사업의 비용을 실제로 감당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광고 화면만으로는 둘이 똑같이 생겼습니다. 가르는 유일한 방법은 결제 데이터를 광고 쪽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CPA 목표가 입찰과 소재 판단을 어디로 끌고 가나요
자동입찰에 CPA 목표를 걸면, 구글은 그 목표를 맞출 가능성이 큰 경매를 골라 들어갑니다. 설계대로 작동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전환'의 정의를 우리가 쥐고 있다는 점입니다.
계정에 전환으로 등록된 것이 폼 제출이라면, 알고리즘은 폼을 잘 채우는 사람을 찾아옵니다. 폼을 잘 채우는 사람과 돈을 잘 쓰는 사람은 같은 집단이 아닙니다. 둘이 어긋나 있을 때 목표 CPA를 더 조이면, 더 싸고 더 가벼운 전환 쪽으로 계정이 기울어집니다.
같은 일이 소재와 랜딩에서도 벌어집니다. CPA가 나쁜 광고그룹을 끄는 결정은 빠르고 깔끔하지만, 그 숫자를 만든 원인이 광고 문구인지 랜딩 화면인지 유입 의도인지는 CPA 칸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조합 단위로 쪼개 보기 전에 끄면, 고칠 수 있었던 것과 못 고칠 것을 같이 버립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전환의 정의를 사업 쪽으로 당겨놓고, 그다음에 CPA를 조입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알고리즘은 성실하게 잘못된 사람을 데려옵니다. 전환을 무엇으로 셀지 정하는 기준은 구글애즈 전환추적 설정 쪽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CPA 대신 무엇을 어떻게 계산하나요
여기부터는 계산입니다. 광고 화면의 CPA를 실제 고객 한 명당 비용으로 바꿔 앉히는 다섯 단계입니다.
영업 사이클이 긴 사업이라면 한 단계가 더 붙습니다. 리드에서 결제까지 몇 주가 걸리는 경우에는 중간 단계(영업 검증을 통과한 리드, 상담이 성립한 리드)까지 광고 쪽으로 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결제가 아직 안 난 달에도 채널을 판정할 수 있습니다.
손으로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드 100건을 CPA 2만 원에 받았다 치면 광고비는 200만 원입니다. 그중 영업이 쓸 수 있었던 리드가 20건이고 그 가운데 5건이 결제했다면, 고객 한 명당 비용은 40만 원이지요. 같은 기간 다른 채널이 CPA 4만 원으로 리드 50건을 받아 광고비도 200만 원인데 결제가 10건이었다면, 고객당 비용은 20만 원입니다. CPA 표에서는 2만 원 쪽이 두 배 우등생이었습니다. 고객당 비용 표에서는 정확히 뒤집힙니다.
이 표를 계정 쪽에 꽂으려면 전환 정의와 가치 전달까지 손봐야 합니다. 어떤 전환을 기본으로 두고 어떤 것을 보조로 내릴지, 리드 단계마다 가치를 어떻게 다르게 매길지는 165페이지 실무가이드의 전환 추적 장에 계정 화면 단위로 담아뒀습니다.
CPA를 아예 버려야 하나요
아닙니다. CPA는 쓸모가 분명한 지표지요. 역할을 바꾸면 됩니다.
CPA는 판정 지표가 아니라 울타리로 두세요. 넘으면 안 되는 선, 즉 상한으로요. 사업이 감당할 수 있는 허용 CPA를 먼저 구하고, 그 선 안에서 매출과 이익으로 채널을 줄 세우는 순서입니다. 이러면 비싼 채널이 비싼 이유를 설명할 기회를 갖게 되고, 싼 채널도 품질로 한 번 더 검사를 받습니다.
허용 CPA를 어떤 숫자에서 역산하는지는 타겟 CPA 설정법에 계산 순서로 정리해뒀고, 매출이 늘었는데도 남는 게 없을 때 볼 지표는 ROAS 대신 볼 수익성 지표 쪽이 맡습니다. 이 글의 일은 그 앞에 있습니다. 애초에 CPA 한 칸으로 판정하지 않는 것이요.
그리고 질문을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 꽤 많은 것이 따라옵니다. "오늘 CPA 얼마야" 대신 "이번 달에 들어온 고객이 지금까지 얼마를 썼어"로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CRM과 광고가 연결돼야 하고, 연결되는 순간 앞의 함정 네 개가 거의 동시에 사라집니다.
CPA가 성적인지 착시인지, 이번 주에 확인할 세 가지
CPA가 가장 낮은 채널 하나를 고르고, 그 채널에서 들어온 리드가 CRM에서 결제까지 간 비율을 세어 보세요. 다른 채널과 숫자가 크게 다르면 그 CPA는 성적이 아니라 착시입니다.
세 가지만 적어두겠습니다. 첫째, 지난달 리드를 채널별로 나눠 결제 전환율을 나란히 적습니다. 둘째, 결제 고객 수로 다시 나눈 고객당 비용을 같은 표에 올립니다. 셋째, 그 표에서 순위가 뒤집힌 채널이 있으면, 그 채널을 줄이자고 했던 지난달 결정을 다시 꺼내 봅니다.
세 줄짜리 표인데 결론이 바뀌는 일이 꽤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CPA 낮추기가 왜 매출 감소로 이어지나요?
CPA는 광고비를 전환 건수로 나눈 값이라 분모에 품질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값싼 전환을 늘려도 CPA는 똑같이 내려가고, 보고서에서는 두 경우가 구분되지 않습니다. 해외 분석가가 기록한 프로젝트에서는 CPA가 가장 낮았던 채널의 리드 80%가 영업이 쓸 수 없는 리드였습니다. 싼 쪽으로 예산을 옮기는 결정이 매출을 만드는 채널을 줄이는 결정이 된 것입니다.
CPA가 낮은 채널이 나쁜 채널일 수도 있나요?
가능합니다. 낮은 CPA는 전환 한 건을 싸게 샀다는 뜻일 뿐이고, 그 건이 결제로 이어지는지는 다른 정보입니다. 같은 기록에 CPA 50달러에 2,000달러를 가져오는 고객과 CPA 30달러에 50달러 일회성 주문이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채널의 좋고 나쁨은 CPA 열이 아니라 결제 고객 한 명당 비용과 LTV를 올려놓고 판정해야 합니다.
CPA 대신 무엇을 보면 되나요?
실제 고객 한 명당 비용부터 봅니다. CRM에서 결제한 사람에 표식을 붙이고, 분모를 전환 건수에서 결제 고객 수로 갈아끼워 다시 나누는 것입니다. 여기에 LTV를 같은 표에 올리고, 채널이 아니라 오디언스와 소재, 랜딩페이지 조합 단위로 쪼개고, 획득일이나 첫 구매일 기준 코호트로 끊어서 봅니다. 영업 사이클이 길면 검증 통과 리드 같은 중간 단계도 광고 쪽으로 돌려줍니다.
목표 CPA 자동입찰을 쓰면 안 되나요?
써도 됩니다. 다만 순서가 있습니다. 자동입찰은 계정에 등록된 전환을 기준으로 최적화하므로, 전환이 폼 제출로 정의돼 있으면 폼을 잘 채우는 사람을 찾아옵니다. 전환의 정의와 가치를 사업 쪽으로 당겨놓은 뒤에 목표를 조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의가 어긋난 상태에서 목표를 더 낮추면 더 가벼운 전환으로 계정이 기울어집니다.
CPA가 나쁜 캠페인은 끄면 되지 않나요?
끄기 전에 원인을 한 칸 더 내려가 보는 편이 좋습니다. CPA가 나쁜 이유가 채널에 있는지 광고 문구나 랜딩 화면에 있는지는 CPA 열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또 비싸 보이는 소스가 퍼널 뒤쪽의 전환율을 올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면, 끈 뒤에 다른 채널의 숫자까지 같이 나빠집니다. 조합 단위로 쪼개 원인을 가른 다음에 끄는 결정을 하세요.
더 깊이 들어가려면
여기까지가 CPA를 판정 지표에서 울타리로 내려놓는 일입니다. 품질을 세는 분모를 만들고, 고객당 비용으로 다시 나누고, 질문을 바꾸는 것이요. 실제 운영에서는 그다음이 더 깁니다. 무엇을 전환으로 셀지 다시 정하는 일, 리드 단계마다 가치를 다르게 매기는 일, 결제 데이터를 계정으로 돌려보내는 일 같은 것들이요.
구글애즈 검색광고 실무가이드
이 글의 다섯 단계를 포함해, 전환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디까지 믿을지를 계정 화면 단위로 풀어 썼습니다. PDF 165페이지 · 도표 42종.
- 전환 정의 설계 · 기본 전환과 보조 전환을 가르는 기준
- 전환 가치 전달 · 리드 단계마다 다른 가치를 입찰에 넘기는 법
- 허용 CPA 역산 · 사업 숫자에서 상한을 구하는 계산 순서
먼저 읽어보시고 아니다 싶으면 3일 안에 전액 환불해 드립니다.
아직 결제까진 좀 그렇다면, 매주 화요일 아침에 보내는 아이작 뉴스레터부터 받아보세요. 지금 계정의 CPA가 성적인지 착시인지 같이 열어보고 싶으시면 1:1 계정 진단도 운영합니다.
Next Step
대시보드의 전환수, 실제 매출과 맞습니까?
측정이 틀리면 그 위의 모든 판단이 틀립니다. 전환 11,464건이 실제 예약 91건이던 계정도 있었습니다.
1:1 계정 진단 — 계정을 직접 열어 보고 무엇부터 고칠지 우선순위를 정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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